오늘은 대전에 간다.
대학원 입학 후에 지낼 집을 알아보기 위해서이다.
본래 방하나 딸린 살짝 넓은 집에 살아보는게 로망이었지만 아무리 대전이라도 월세는 월세인지라 고민이 많았다.
그런데 세상에 청년 전세대출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바로 전세를 알아보는 중이다.
그래서 부랴부랴 평일에 시간이 나자마자 대전가는 기차표를 겨우 구했다. 분명 여행갈때는 KTX 표가 많았던 것 같은데 왜 그냥 내려가려니 표가 많이 없는걸까? 내가 몰랐던 지방러들의 고충인건지 그냥 우연히 그랬던 건지 아직 데이터가 모자르다.

KTX를 타는건 늘 설레는 것 같다. 나는 평생을 서울에서 살고 같은 동네 같은 집에서 살던지라 KTX 이상의 교통수단을 타고 움직일 일이 많이 없었다.
간간히 어릴때 엄마랑 무궁화호 타고 대구에 가던 기억들이 설렘으로 남았던 것 같다.
언제 올까 설레며 기다리는 간식카트, 창밖에 가끔가다 지나가며 보이는 KTX.. 근데 뭣보다 기차에서 먹는 도시락에 있는 물이 너무 맛있었다.
예전에는 간식도 KTX도 엄마한테 조를 수 밖에 없는 실정이었는데 이젠 간식도 KTX도 툭툭 사버리고 타버리는 것이 재밌다.
또 나는 커피하나들고 출장가는 사회인.. 과 같은 로망이 있는데 요즈음 이런 상황들에 의도치않아도 자연스레 놓이는게 재밌는거 같다.

오늘도 따듯한 카페라떼 받아들고 KTX 타러가면서 속으로 피식피식 웃었다. ㅋㅋㅋ 이 아니라 ㅎ..ㅎㅎ 이런 느낌 입술도 약간 :3 이런 모양으로 말이다.
무튼 머 내 로망이 부끄럽고 숨겨야겠다싶어 그런 것은 아니지만, 구태어 내가 이런 로망을 가지게됐다고 설명하기도 설득시켜 같이 공감하게하기도 쉽지않을거 같아서 그냥 티내지는 않고 속으로 좋아했다.
그래서 “~와 함께 ~하기” 같은 로망이 아닌이상 의도치않게 몰래몰래 하게되는 것 같다.
ㅋㅋ 심각한 표정으로 카페라떼 홀짝홀짝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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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제목 : 자고로 커피는 심각한 표정으로 먹어야한다.
자고로 커피는 심각한 표정으로 먹어야한다.
딱히 심각한 일이 있지는 않지만 그냥 ‘오늘도 바쁜 현대사회 일상 속에 놓여 묵묵히 나아가는 모습’ 따위의 느낌이 좋다. 그 뉘앙스를 문장으로 표현하기가 쉽지않은데 아무튼 커피와는 심각한 표정으로 함께해야한다.
오히려 쉬운 일하나 켜놓고 살짝의 여유와 내 능력을 향유하며 커피를 먹어주면 된다.
대학생일때는 과방에 들어가기전에 커피하나 사들고 들어갔다가 짐을 대충 풀어두고 테이블에 커피를 올려두고 화장실 함 다녀오고 앉아서 살짝 날숨쉬며 앉아서 심각한 표정으로 커피를 홀짝해줘야한다.
그러다 가끔 후배들이 형 오늘 뭔 일있어요? 하면은 상당히 당황스럽다. 어? 아 그냥 과제하고있어하고 둘러대지만
사실 30분이면 끝낼 과제 괜히 2시간 붙잡으면서 몰래 로망채우고 있어..라고 말하면 안되겠지? 절대지켜 내 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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